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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1. Ttukseom Park

Ep 5. 비는 오지만 짜장면은 먹고 싶어

by @sangseophwang 2021. 4. 12.

뚝섬러의 특권, 대충 나와서 한강 보기

오랜만에 비가 온다.

# 요새 계속 맑은 날씨만 이어지더니 오랜만에 비가 하루종일 내렸다. 어제 기상예보에서는 분명 오전에 그친다고 했는데 지금 시각은 오후 9시 반이다. 역시 예보는 예보일 뿐 믿으면 안된다는걸 다시금 깨달았다. 바쁜 주말이 지나가고 빗소리를 들으며 오후 1시 즈음 눈을 떠 오늘도 노마드코더 챌린지를 진행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난이도와 그런 나를 비웃듯 Slack (단톡방같은 프로그램이다) 에서 편안한 어투로 조언하는 분들을 보며 기를 다 빼앗기고 아침 겸 점심 겸 저녁을 먹으러 밖으로 나왔다. 밥을 먹기 전 오랜만에 비 오는 한강을 걷고 싶어 무작정 한강으로 나갔다.

 

얼른 다들 주사 맞고 저 현수막이 내려갔으면 좋겠다!
흐릿한 하늘과 한강공원 주차장 모습. 은근히 차가 많은데, 아마 주차할 곳이 없는 동네 주민분들 차이지 않을까 싶다.
고요한 한강 풍경

 # 한강으로 나오니 오랜만에 사람이 없는 고요한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보통 날이 좋으면 이 거리에 온갖 사람들이 와서 걷기도 하고 사진도 찍고 자전거도 타고 해서 온전히 한강을 즐기는데 방해가 되는데, 비가 와서 다 쫓아낸 듯한 기분이 들어 웬지 모르게 후련(?) 했다. 아무튼 이 정적인 분위기를 360도 카메라 돌리듯이 여기저기 둘러보며 즐겨보기로 했다.

 

여기도 원래 사람들이 가득했었는데, 제작년 날이 추워지기 전 이후로 본 적이 없다.

 

비 그치면 이 풀들이 어마어마하게 자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오늘은 서핑 휴무일

 # 흐린 날씨에는 우리가 평소에 보던 색들이 더욱 짙게 보인다. 이런 특징은 실제로 보는 것보다 사진으로 찍었을 때 좀 더 도드라지게 보이는 것 같다. 밋밋한 회색 하늘에 이렇게 다양한 컬러의 보트로 포인트를 주니 평소보다 더욱 알록달록해보이는 듯하다.

 

?
자 이제 숲을 걸어보자.
1월과 4월의 차이. #계절차이

 # 한강 주변으로 숲길이 있는데, 평소에는 러닝 트랙 쪽으로만 다녀서 그런지 되게 오랜만에 온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예전에 찍었던 사진을 보니 1월이 마지막이었다. 그리고 위 사진처럼 숲의 모습이 완전 달라진 것을 보면서 또 한번 시간이 많이 흘러갔음을 느꼈다. 어느샌가 또 정신차려보면 저 녹색 풍경이 울긋불긋해져있을텐데 그 때 가서 또 세월을 한탄하지 않도록 열심히 살아야겠다. 이렇게 다짐해놓고 공부하지 않고 블로그 글만 계속 쓰고 있긴 하지만, 이것도 나름의 투자이니까!

 

뚝유 장미공원. 여긴 아직 황량하다.
장미공원 데크에서 본 한강
장미공원 데크에서 본 한강_2

 # 숲길을 쭉 따라가다보면 장미공원과 데크가 보인다. 나름 광장(?) 혹은 공원(??) 같은 분위기를 내는 곳이다. 여기서 나름 소소한 팁을 드리자면 테이블을 빌리지 않고 돗자리만 있거나 아니면 돗자리도 없이 어딘가 앉아서 즐기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데크 쪽을 추천한다. 한강도 탁 트이게 보이고 나름 무드도 있다. 다만 잘못 날을 잡으면 트로트가 귀를 지배할 수도 있으니 참고.

 

선인장 호강하는 날
이제 저녁을 먹어보자.

비는 오지만 짜장면은 먹고 싶어

 # 드디어 오늘 집밖을 나온 주 목적인 짜장면을 먹기 위해 동네 (나름) 맛집인 동성관에 왔다. 엄청 맛있다기보다는 평소에 우리가 생각하는 딱 그 맛을 균일하게 내는 실패가 없는 집이라 자주 찾아오곤 한다. 오늘은 아침 겸 점심 겸 저녁인만큼 특별히 짜장면 곱배기에 군만두까지 시켜 먹어보기로 했다. (+짬뽕 국물은 서비스)

 

동성관

 # 가게 이름을 보고 급 한자 뜻이 궁금해서 찾아보기로 했다. 동성(東城)은 중국 ()나라  안후이성() 안칭시() 남부에 있었던 ()인데, 기원전 202년에 항우가 유방에게 패하여 도망  이라고 한다. 정리하자면 동성 이라는 현에 있는 가게 라는 뜻인데, 무슨 관련이 있으려나? 이 곳에서 살다 오신 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물어봐야겠다.

 

동성(東城) 의 기운이 담긴 짜장면과 군만두.
메뉴가 있었는데 없어진 모습

 

 # 배고파서 그런지 정신없이 클리어했다. 원래는 오늘 장을 보고 샐러드와 닭가슴살로 하루를 채우려 했는데, 챌린지의 스트레스와 날씨의 콜라보레이숀으로 여기까지 오게 됐다. 내일은 기필코 장을 보고 건강식으로 하루를 채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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