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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1. Ttukseom Park

Ep 14. '우리의 시차'

by @sangseophwang 2021. 9. 9.

오늘의 하늘과 비슷했던 8월 어느날의 하늘.

또랜만인다.

  매번 일상글을 적을 때마다 오랜만에 찾아오는 것 같다. '엘리스 AI 트랙을 들으면서도 자주 글을 써야지!' 라고 호기롭게 마음을 먹었었지만 프로젝트에 치이고, 스터디에 치이고, 개인 공부에 치이고 하다 보니 이런 일상글을 쓸 여유가 없어졌다. 하지만 은근 놀러다니기도 했었으니 변명이려나..? 아무튼 이번에 엘리스에서 블로거로 선발돼서 글 쓰기 전 몸 풀이 겸 그간 있었던 일들이나 생각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여기가 어디냐면

그랜드 하얏트 호텔 - 1 🏝

   여자친구의 생일 기념으로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 다녀왔다. 우리 둘 다 바쁜 일상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있던 터라 휴식이 필요했을 때 생일을 핑계로 호캉스를 갔다왔는데,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또 가고 싶다. 아니 그냥 거기서 살고 싶다 ㅠ  비가 온다고 했던 예보와는 역시나 다르게 오히려 구름도 많고 날도 좋아서 시작부터 기분이 좋은 상태로 체크인을 하러 갔는데 사람이 진짜 어엄청 많았다..! 놀이기구 기다릴 때의 기분을 호텔에서 느껴볼줄이야. 대략 30분 정도 기다리고 친절한 체크인에 감동하며 방에 들어갔는데 남산과 서울 시내가 한 눈에 보이는 황홀한 풍경에 한번 더 감동했다 💧 멍때리고 풍경을 보다보니 그제서야 그간 쌓여있던 피로가 사르르 녹기 시작했다. 그리고 녹기 시작하자마자 바로 생일 촬영 준비에 들어갔고 포토그래퍼로써 본분을 다 하고 나서야 비로소 쉴 수 있었다. 그래도 열심히 찍어준 덕분에 생일임을 맘껏 자랑할 수 있는 A컷들이 나와서 괜시리 뿌듯 ✨  

 

좋아하는 감성으로만 모은 생일 축하 소품들. 서로 준비한 것들이 딱 맞아서 신기했다.
와인을 부르는 야경. 

그랜드 하얏트 호텔 - 2 🌒

    신나게 사진도 찍었으니 이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여유를 부릴 시간! '오늘만큼은 여기서 한발자국도 나가지 말자' 는 마음가짐으로 룸서비스도 시키고, 배달음식도 시키고, 준비한 와인과 샴페인도 시원하게 세팅하고 여유를 맘껏 즐겼다. 그 순간에는, '나 이제 에너지 풀 충전해서 돌아가서도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아!' 라고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좀 더 격렬하게 쉬고 놀껄 그랬다. 2주간의 프로젝트로 너덜너덜해질줄 알았다면 한숨도 안자고 열심히 놀았을텐데 😂  아무튼 푹 쉬고 아침에는 수영까지 해서 우리의 호캉스는 끝!

 

나도 저기 있었는데 왜 저기 놀고 있는 사람들이 부럽지...? 
보기만 해도 복작복작한 서울 풍경. 그래서 내 집은? 🏠
잊지 못할 카페. 이태원은 왜케 높냐구~~~⛰
아무리 봐도 이 날은 한국의 하늘이 아니었다.

 

호캉스가 끝나고 찾아온 손님.

    어쩐지 호캉스가 너무 편안하다 했다. 바로 시작된 2주간의 웹 서비스 프로젝트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게 됐다. 리액트와 리덕스를 막 배운 상태에서 정말 담백한 와이어프레임을 보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니 눈 앞이 깜깜해졌다. 예전에 한창 이 프로그램을 찾아보던 중 유튜브에서 1기에 참가했던 분이 이런 말을 했다. '어.. 이거 내가 할 수 있나? 할 수 있는건가?' 정확히 내 심정이었다. 더군다나 다른 사람들의 코드나 페이지를 보며 압박감도 동시에 느끼면서 하다보니 프로젝트 내내 초조하고 급한 마음으로 작업했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프로젝트에 꽤 부정적인 입장인 것 같지만 그건 여기까지다. 성장을 하려면 고통과 인내의 시간이 필요했듯, 나 또한 이 시기를 지나오면서 부쩍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한없이 부족하긴 하지만 프로젝트를 하기 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본다면 한층 더 개발자로써 가까워졌다는 기분이 들 정도로 많이 배우고 성장했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내가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를 확실히 알게 돼서 약 3주 뒤에 있을 두번째 프로젝트를 대비해 그 부분을 빨리 채워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나름 뿌듯했던 그런 시간이었다⏱

 

대략 이런 걸 만들었었다는.. 허허 🗿
로고까지 만드는 정성. 지금 보니 좀 유치한 것 같기도 하다.

'어디 아픈데는 없고?'

    엄마와 통화할 때마다 종종 듣는 말. 아픈 곳은 없지만 프로젝트를 마치고 나니 몸이 급격하게 허약해졌다는 느낌이 팍 들기 시작했다. 그럴만한게 진짜 운동은 1도 안하고 컴퓨터 앞 - 침대 - 컴퓨터 앞 이 루틴을 반복했었으니 근육이고 체력이고 정상이었을리가.. 그래서 다음 프로젝트가 다가오기 전까지 원래 컨디션으로 되돌리기 위해 나름 운동을 하고 있다. '거 뛰기 딱 좋은 날씨네.'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날도 점점 선선해지고 있어서 한동안 못 봤던 한강도 볼 겸 뛰기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그러고 있다. 그러면서 느끼는 거지만 참 이 동네로 이사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주기적인 한강 섭취(????) 를 걸어서 3분이면 바로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동네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충분한 것 같다. 내 집이 있었으면 더 좋긴 했을텐데... 아무렴 어때!! 💦

 

밤에도 슬슬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곧 풀밭에도 사람들이 득실거리겠지.
바로 이 풀밭. 역시 
🐱 🐱 🐱
청담대교도 한번 뛰어주고 🏃🏻‍♂️

우린 우리의 시차로 도망칠 수밖에

    쇼미더머니 6인가. 거기서 '시차' 라는 노래가 나오고 한참을 즐겨 들었던 적이 있다. 우원재 본인의 이야기가 담긴 노래지만 그러면서도 또 내 이야기같기도 한 이 노래가 문득 생각이 났다. Nine to Six 의 삶이 현대 사회의 기본 일과 시간인데, 한창 포토그래퍼로써 일할 때도 그랬고 개발자로써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지금도 그렇고 내 일과는 해가 다 지고 난 다음에야 시작되는 것 같다. 집중도 밤이 더 잘 되고, 생각도 밤에 더 많아지고 그렇게 밤을 꽉꽉 채워 공부하며 보내다 어느새 해가 조금씩 떠갈 때 즈음이 돼서야 잠이 찾아오는 이 패턴이 '시차가 다르다' 라는 말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것 같다. 물론 취업을 하고 본격적으로 금융치료💰  를 받기 시작하면 이 증상도 말끔히 치유되겠지만 지금은 그냥 '시차' 노래의 이 가사 한 줄로 대신하고자 한다. '야 난 쟤들이 돈 주고 가는 파리의 시간을 사는 중이라 전해'

'시차' 가 떠올랐던 사진. 남들 퇴근하느라 바쁠 시간에 이렇게 운동하러 나온다는게 처음에는 부럽고 씁쓸했지만, '어차피 나도 내년엔 저 도로 위에 있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런 생각을 싹 날렸다.
도로에 꽉꽉 차있는 차들. 이번년도 열심히 보내서 내년엔 저 도로 위에서 장렬히 잠들어야지.
하지만 남들 퇴근길에 막혀있을 때 이렇게 운동하러 나온 사람들을 보면 또 재택근무하는 회사로 가는게 좋은건가 싶기도 하고.
아무튼 오랜만에 일상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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